가입 의무화 시행시 연간 7000억원 부담 증가
GA, 순익보다 많은 보험료에 ‘줄도산’ 우려
국회가 보험설계사의 국민연금 가입 의무화 논의를 시작하면서 보험업계가 긴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앞서 보험설계사들은 2021년 7월부터 고용보험, 산재보험에 의무가입하고 있다.
지난 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의원 등 13명은 ‘국민연금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공동 발의했다. 이번 개정안에 따르면 보험설계사는 보험사나 GA(보험 법인대리점) 등 사업주를 대신해 노무를 제공하는 등 사실상 근로자라고 정의하며 국민연금 가입 의무 대상에 포함됐다. 현행 법률상 보험설계사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고용직)로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아 국민연금 의무가입 대상이 아니었다.
보험업계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대형보험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익구조가 취약한 중소형보험사나 GA의 경우 줄도산, 수익성 급락 등 경영위기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보험업계는 2021년부터 4대 사회보험 중 산재보험과 고용보험 의무가입 시행으로 경제적 부담이 늘어나고 있다.
한국보험대리점협회(GA협회)에 따르면 소속 설계사 3000여명인 GA의 경우 산재·고용보험료 회사 부담액이 연간 15억6000만원에 이른다. GA 업계와 보험사들은 각각 연간 1400억원, 1000억원 정도를 부담하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국민연금마저 보험설계사 가입 의무화가 시행되면 보험업계는 고용·산재보험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보험설계사에게 직장가입자에 준한 국민연금법이 시행될 경우 지급기준은 크게 2가지가 가능하다. 먼저 보험사들이 보험설계사에게 지급하는 총 수수료를 기준으로 보험료를 추정하는 방식과 설계사 산재보험료 산정의 기초가 되는 ‘설계사 보수액’을 대입해 산정하는 방식이다.
GA협회 관계자는 “해당 법안이 원안대로 통과되면 보험사와 GA는 연금보험료(9%)의 절반을 납부해야 한다. 나머지 절반은 설계사가 부담한다. 총 수수료 기준으로 GA 사업자 부담액은 연간 4000억원, 보험사 3000억원 정도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GA 업계의 경우 연간 순익보다 많은 금액이 준조세 성격의 국민연금 보험료로 납부해야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소속 설계사의 국민연금 보험료를 부담할 수 있는 GA는 손에 꼽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 보험업계는 국민연금 의무가입이 시행될 경우 저능률 설계사 해촉, 영세 GA 줄도산 등의 부작용이 속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월 소득이 100만원 미만 설계사는 전체 40만명 보험설계사의 30%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즉, 이들이 보험설계사 국민연금 의무가입 시행으로 해촉되면서 직장을 잃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활동량이 저조해 한 달에 1건의 계약도 못 하고 유지수당을 받는 설계사들도 해촉 대상으로 거론된다. 설계사의 활동량을 파악하는 기준이 되는 가동률의 경우 보험사 80%, GA의 경우 60%대다. 전체 설계사의 30% 정도가 한 달에 한 건도 신계약을 체결하지 못하는 셈이다.
대형 GA 관계자는 “보험설계사 국민연금 의무가입이 확정되면 비용 부담을 감당하지 못해 줄도산에 이르는 GA가 속출할 것”이며 “GA업계 현실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